[하세베*미카즈키] 主命とあれば [1/100]
+) 15.09.09
+) 금수가 어중간한데, 직접 묘사 없으니까.. 뒷부분 잇게 되면 그건 비번 겁니다.
+) 헤시키리 하세베*미카즈키 무네치카.
+) 세상에 사약이 어디있어!!!! 어딨긴 어딨어 여깄네!!!!!(벌컥벌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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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을 위하여.
그것은 영혼에 새겨진 각인이었다. 자의로는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며, 주인 외에 시선 돌릴 일도 없었다. 때문에 헤시키리 하세베는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주인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주인의 뒤를 따라 들어간 혼마루에서, 하세베의 걸음을 멈추게 한 것이 있었다.
밤하늘. 그 외의 단어로 그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성장을 채 이루지 못한 소년의 모습으로도 그것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무얼 보니?”
“아, 주군. 죄송합니다. 저곳에…?”
하세베는 약간 멍한 얼굴로 그것이 있는 쪽을 가리켰으나, 그것은 사라지고 없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주인을 보는 하세베에게, 그는 도리어 웃었다.
“달을 본 모양이구나.”
“달?”
“그래. 여기 식구이니 조만간 또 볼 거다.”
주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처음 보았을 때보다 성장한 그것, 달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다. 재회는 자원 부족으로 수리가 미루어진 날이었다. 청년이라 하기엔 어린 태가 났고, 소년이라 보기엔 범접하기 힘든 분위기가 녹아있었다.
주인 외의 것에 시선을 앗긴 적은 처음이었다. 때문에 하세베는 저도 모르게 그것의 곁으로 다가갔다. 눈을 감고 있던 그것이 눈을 뜨고, 하세베와 시선을 마주했다. 하세베는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낮임에도 확연히 보이는 그것은, 틀림없는 달이었다. 여름으로 넘어가는 삭월과 같은 눈동자에 하세베는 넋을 잃었다.
“그대는, 무어니?”
“……아, 아?”
“이곳에 새로 온 아이니?”
하세베는 무표정한 얼굴에 홀린 듯이 제 이름을 꺼냈다.
“헤시키리, 하세베.”
“헤시키리 하세베구나. 나는 미카즈키 무네치카란다.”
“미카즈키(三日月)….”
초승달. 단어 그대로의 이름이었다. 그는 하세베를 보던 시선을 거두었다. 하세베는 무얼 하는지 그저 가만히 앉아있을 뿐인 그의 소매를 잡아끌었다. 흐린 눈동자에 의문이 들어찼다.
“그, 혼마루를, 안내해 주었으면 합니다.”
하세베는 내뱉고도 아차 싶었다. 댈 이유가 없어 속속들이 꿰어찬 혼마루를 안내해달라니. 그런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미카즈키는 잠시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내 납득한 구석이 있는지 흔쾌히 앞장을 섰다.
“그렇구나.”
따라오렴.
하세베는 미카즈키에게 홀리기라도 한 듯, 그 뒤를 말없이 졸졸 따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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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으응, 으….”
희미한 소리가 들린다. 하세베는 문득 들리는 소리에 정신이 옅어짐을 느꼈다. 인간처럼 ‘수면’에 취했다가 깨어나는 느낌이었다. 낯설었으나 더는 낯설지 않아야 할 감각은, 평소와 달랐다.
“아, 으읏, 으….”
가늘게 앓는 소리, 이유 모르게 등골을 타고 오르는 선득함. 하세베는 눈을 번쩍 떴다. 흐린 연기가 방안을 채우고 있었다. 진한 향내는 지독한 두통을 일으켰다. 정면에는 하세베가 그리 중히 모시던 주인이 나가쥬반 한 장만을 걸친 채 황홀하다는 시선을 내리고 있었다.
무엇이 저리 기쁘신가.
하세베는 아픈 머리로도 그렇게 생각했다.
“아아….”
가늘게 긁히는 소리가 하세베의 신경을 잡아챘다. 동시에 지긋한 둔통이 하세배의 아랫배를 조여들었다. 하세베는 고개를 내렸다. 그리고, 경악했다.
“이, 이게 무슨…!”
흰 피부는 땀이 배어들어 엷게 빛났고, 밤하늘 같던 머리는 흐트러졌다. 고개는 다다미에 처박은 채 짐승처럼 신음하는 것은 무엇보다 고아해야 할 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