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니와] 전력 : 눈(雪) - 01
+) 주제삼아 써봤어오.. 이젠 시간 맞추는 건 바라지도 않아여....
+) 여러 남사로 써보고 싶어서 요 주제는 나뉩니다...
+) 포대기*사니와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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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6-07
검사니 전력 : 눈(雪)
눈이 내렸다.
Side.야만바기리 쿠니히로
처음 보았다. 희고 희었다. 소리 없이 하나, 둘 나리던 것은 시간이 갈수록 쌓여갔다. 그것은 신기했고, 야만바기리는 묵묵히 그 광경을 응시했다.
새카만 밤하늘 아래로 고요히, 천천히 색상을 좀먹는 하얀 것.
그는 문득 제 머리에 뒤집어쓴 천을 쥐었다. 먼지로 뒤엉키고 본래의 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저 하얀 것과 너무도 비교된다.
“여기서 혼자 뭐해?”
“!!”
소리 없이 나타난 이가 불쑥 얼굴을 내민다. 때로는 적의 기척보다 감지하기 힘들다. 야만바기리는 놀란 기색을 감추려 고개를 숙였다. 그의 발치에 쌓인 눈송이에 그녀는 대강 짐작했다.
“눈, 처음이지?”
“…아아.”
“흰색 좋아해?”
“…….”
“난 별로거든. 너무 빨리 더러워져.”
야만바기리는 다시 머리의 천을 당겨 얼굴을 가렸다. 마치 저를 보고 하는 말 같았다. 그런 그의 어깨로 그녀가 머리를 툭 기댔다.
“포대기야.”
“……….”
“더러운 건 빨면 돼.”
“…하?”
“명성이란 것도 그런 거야.”
고요한 공기 사이로, 평소와 다른 그녀의 목소리가 나긋하게 울렸다. 거짓말처럼 스며드는 목소리는, 아직도 쌓이는 눈과 닮았다.
“너는 내 포대기거든. 세간에 뭐하러 신경 써. 너는 내 포대기니까, 다른 오물 같은 건 상관없어. 그건 나한테 오면 다 없어지는 거나 다름없어.”
“…어째서.”
어째서, 그렇게까지 말하지? 야만바기리는 차마 입 밖으로 되묻지 못했다. 그녀는 늘어져라 하품을 하며 여상히 입을 열었다.
“내가 다 빨아줄 테니까 넌 이상한 생각 집어치워. 알았어?”
“……….”
“흐암, 이 새벽에 땅 파지 말고, 잠이나 자자….”
쌓이는 눈.
차가운 공기.
고요히 울리는 숨소리.
맞닿은 온기는, 눈과 같은 하얀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