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포본] 쓰고 싶어서 쓴 우구미카ts
+) 본문은 2016년 01월 17일에 개최된 '고진검래'에서 배포되었습니다.
+) 취향타는 소재 있습니다.
+) 우구미카, 미카즈키 여체, 월경 소재
+) 월경하는 ts미카즈키 부둥거리는 우구이스마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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킁.
우구이스마루가 고개를 돌렸다. 함께 차를 마시던 코우세츠 사몬지가 문득 고개를 들어 물어볼 정도로 갑잡스러운 행동이었다.
코우세츠는 찻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아니…, 응. 생길 것 같네. 무슨 일."
"평화는, 없는 것입니까…."
"아, 무슨 일은 내 쪽이니까."
"…예?"
우구이스마루는 차를 호록 삼켰다. 준비할 것이 산더미였다. 어리둥절한 코우세츠를 뒤로 하고, 우구이스마루는 자리를 떠났다.
우구이스마루는 혼마루에 이르게 온 편이었다. 게다가 연배가 높은 검이었기 때문에, 제법 상냥한 어른의 면모를 보이며 어린 남사들을 챙기곤 하였다. 그도 이와토오시가 온 후로는 역할이 넘어가, 실제 우구이스마루가 하는 일은 현저히 줄은 상태였다. 때로 어린 남사들을 이끌고 원정을 가는 일도 있으나 말 그대로 간혹, 이었다.
때문에 우구이스마루는 늘 여유작작한 모습으로 차를 마셨다. 기동이 빠르고 순발력 넘치는 남사들이 많이 온 덕인가, 그는 늘 급한 것이 없는 듯이 굴곤 했다. 그런 그가 먼저 몸을 움직이는 일은 많지 않았다. 그런 그가 달에 두어 번, 묘하게 바지런해지는 때가 있었다.
"이마노츠루기, 잠깐 시간을 내어줄 수 있나?"
"으응? 무슨 일인가요?"
이마노츠루기는 지붕 처마에 앉아 흔들던 다리를 멈추었다. 우구이스마루의 손짓에 따라 폴짝 뛰어내린 모양새는 예사 것이 아니었다. 어린 외양에 가끔 잊곤 하지만, 이마노츠루기 또한 우구이스마루와 비슷한 연배의 검이었다. 다른 남사들이야 그의 현재만 보고 판단하지만 우구이스마루는 늘 이마노츠루기를 존중하는 태도를 취했다.
그것을 알기에 이마노츠루기는 붉은 눈을 순진하게 깜박이며 그에게 다가섰다.
"그이는 어디에 있니?"
"으응? 아. 벌써 그렇게 되었나요?"
이마노츠루기는 우구이스마루가 저를 부른 이유를 금세 알아챘다. 우구이스마루는 말없이 웃었다. 몇 마디 나누지 않아도 파악이 빠른 순발력은 역시 그가 녹록치 않은 연배임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렇구나아. 어디 보자, 으음. 아마 지금이라면 방에 있을 거에요."
이마노츠루기가 고개를 갸웃거리다 이내 환하게 웃으며 답을 주었다. 우구이스마루는 가벼이 인사를 표한 후, 확실하게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발을 옮겼다.
이마노츠루기는 그런 우구이스마루의 뒷모습을 보며 까르르 웃었다.
"늘, 제일 먼저 움직이네요. 그러니 믿을 만 한 것이지만요."
"음? 이마노츠루기. 무슨 말이냐?"
이와토오시가 밭에서 딴 토마토를 으적 씹으며 물었다. 이마노츠루기는 천진하게 웃었다.
"무어긴요. 우리 사랑스러운 막내를 챙기는 기특한 새를 칭찬하는 거랍니다."
"오, 벌써 그럴 때인가."
"그럼요. 저이가 움직이는 건 그거 하나뿐이잖아요."
"가하하, 기특하긴 하구만."
"그렇죠~."
이마노츠루기가 뿌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와토오시는 남은 토마토를 한 입에 삼켰다. 이마노츠루기는 그런 이와토오시를 보며 입을 삐죽였다.
"아이참, 또 서리했어요?"
"가하하. 쉿, 대신 대신 목마를 태워주마."
"에이잇, 각오하세요!"
우구이스마루는 재게 걸음을 놀렸다. 품에는 깨끗하게 접은 천을 한 아름 안은 채였다. 그런 그를 본 카센이 의아한 듯 말을 걸었다.
"무슨 일로 그리 천을 많이 들고 가십니까?"
"그만큼 필요한 일이 있어서이지. 이것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그대 이번 담당에는 포함되지 않아. 걱정하지 말게나."
"그런 건 아닙니다만…."
카센은 제가 그리 속 좁은 이로 보이냐 미간을 찡그렸다. 그러나 날짜를 어림하고 나서야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카센은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따로 식단을 올려야겠군요."
"미리 챙겨준다면야 감사하지."
"신경 써보겠습니다."
"하하, 저번 것은 확실히 엄청났으니까."
"그럴 정도는…."
"일단, 잘 부탁하마. 나는 이만."
우구이스마루가 재차 걸음을 놀렸다. 카센은 그런 우구이스마루를 보며 감탄했다.
"누가 뭐래도 헤이안…. 날래게 걸어도 무너지지 않는 기품이란 어찌나 우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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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구이스마루가 도착한 곳은 혼마루 중심에서 약간 먼, 북쪽 사실私室이었다. 우구이스마루는 문을 두드리는 대신 발뒤꿈치로 마루를 통통 치는 것으로 제 기척을 알렸다. 방 안에서 느리게 천이 스치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가도 될까? 미카즈키."
"으음, 잠시…."
목소리가 잠겨있었다.
"들어가마."
우구이스마루는 미카즈키의 답과는 상관없이 문을 옆으로 밀었다. 미카즈키는 이불에 앉은 채 졸고 있었다. 우구이스마루는 방에 들어와 문을 닫고, 깨끗한 천을 한쪽에 잘 놓아두었다. 그러고 이불 곁에 조용히 앉았다. 부드러운 탓에 쉬이 헝클어지는 머리를 손가락으로 빗듯이 쓰다듬으며, 우구이스마루가 가볍게 혀를 찼다.
"정신을 못 차리는구나."
"으음, 어지러워…."
"그러할 만하지. 이것만은 주인의 수리로도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니. 다시 눕겠어?"
"어지러워 고개를 들기 힘들구나."
우구이스마루는 구부정하게 엎드린 미카즈리의 등허리를 천천히 쓰다듬어 주었다. 경험해본 적 없으니, 어떠한 불편과 고통인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괴로워하는 연인을 보며 아무 일도 하지 않을 수도 없다. 아무리 느긋한 성정의 우구이스마루여도 연인의 일에는 앞장설 수밖에 없었다.
미카즈키 무네치카는 성별이 모호한 미인이었다. 태도다운 늘씬한 키와 낙낙한 옷차림이 더욱 그리 보이게 하였다. 사내라 보기엔 불그스레한 눈매가 야살스럽고, 여인이라 보기엔 어투와 행동이 지나치게 걸걸하다.
미카즈키는 미카즈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하고 아름다운 검이다.
그런 미카즈키는 혼마루에서 유일한 여성이었다. 본디 전투라는 특성에 맞추어 도검은 전부가 남성체로 현현한다. 그것이 당연시 여겨졌다. 그럼에도 현 혼마루에서 미카즈키 무네치카를 넘어서는 강자는 없다. 아마 다른 혼마루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는 않으리라.
이렇게, 최강이라는 미카즈키가 유일하게 사족을 쓰지 못 하는 기간이 달에 한 번씩 있었다.
킁.
미미한 향이 우구이스마루의 코를 예민하게 자극했다. 그가 미카즈키의 허리를 손바닥으로 가벼이 덮었다. 부족하나마 따뜻하면 덜 아프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미 시작한 게로구나."
"아프지는 않지만 무겁고 우릿해…."
"어차피 이불은 바꾸어야 할 테지만, 일단 그대로 두는 것보다 조치를 취하는 게 낫겠어. 미카즈키, 욕실로 가자꾸니."
"움직이기 싫대도…."
"그럼 가만히만 있거라."
우구이스마루는 이불을 훅 걷어냈다. 거침없는 손길이었다. 앉은 채 앞으로 웅크린 미카즈키의 등허리와 무릎을 모으더니 단숨에 안아 올렸다. 작게 신음하는 것으로 보아 이번에도 어지간히 아픈 모양이다. 말은 안 해도 끙끙 앓는 소리는 감출 수 없으니.
여성임이 알려진 후, 미카즈키는 유일하게 개인 욕실을 가지게 되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우구이스마루의 강력한 요청이 있기도 했지만, 그것은 사니와와 우구이스마루만이 아는 사실이었다.
미카즈키의 방에 딸린 욕실은 작지 않은 크기로, 현세의 문물에 가까운 시설이 구비되어 있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글 수는 없는 상태이니 욕조에 물을 받지는 않았다. 기운 없이 욕조 가에 앉아 벽에 등을 기대는 모습조차 미태가 어리니, 미카즈키의 아름다움은 시들지 않았다.
차게 식은 몸에 따뜻한 물을 끼얹고, 뒤쪽이 빨갛게 물든 침의를 벗겼다. 우구이스마루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체온이 식어버리기 전에 씻기기 위함이다. 물방울 구르는 피부는 분명 천녀가 내려와도 비교할 수 없이 곱고 어여뻤다.
우구이스마루는 새삼 연인의 미모에 감탄하면서도 큰 수건으로 미카즈키의 몸을 감싸고, 작은 수건으로는 머리카락의 물기를 말렸다.
미카즈키는 눈꺼풀을 살며시 내려감은 채 우구이스마루의 시중을 받았다. 이렇듯, 미카즈키가 전투에서 보이는 면모와는 또 다르다. 시중이 당연하고, 손 타는 것을 좋아한다. 우구이스마루는 그런 미카즈키의 면모를 특히나 사랑스럽게 여겼다.
수분감 남은 머리에 가벼이 입을 맞추고, 우구이스마루는 다시 미카즈키를 품에 안았다. 평소보다 손은 가지만 연인의 시중을 드는 일은 썩 나쁘지도, 싫어하지도 않았다. 아니, 오히려 우구이스마루는 이때를 즐기는 편이었다. 큰 투정 없는 미카즈키가 드물게 투정을 부리는 시간이니 당연했다. 우구이스마루는 이불에 미카즈키를 앉혔다. 이불이 피로 좀 더 더럽혀지겠지만 어차피 세탁하면 될 일이다.
우구이스마루는 가지고 왔던 부드러운 면포를 길게 접었다. 미카즈키는 그 사이를 못 견디고 이불 위에 모로 누워있었다. 우구이스마루가 미카즈키의 흰 다리를 벌리고 아이에게 기저귀를 채우듯 면포를 채웠다. 움직여도 흘러내리지 않도록, 너무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이것도 경험인지, 우구이스마루는 처음에 비해 미카즈키가 답답해하지 않을 정도로 면포를 채우는 것이 능숙했다.
"싫어어…."
물론, 미카즈키는 매번 칭얼거렸다. 샅에 무언가 둘러지는 느낌 자체가 껄끄러운 모양이었다. 하부를 가린 미카즈키가 다리를 모은 채 이불 위에서 밍기적거렸다. 불만 가득한 모습이었다. 우구이스마루는 그런 미카즈키의 하얀 엉덩이를 가볍게 두어 번, 아이를 달래듯 토닥였다.
"자아, 이제 옷을 입어야지."
미카즈키가 이이잉, 투정을 부렸다. 우구이스마루가 한 번 더 나긋하게 속삭였다.
"미카즈키, 팔 줘야지."
"…으응."
미카즈키는 불만에 찬 표정이었다. 그럼에도 우구이스마루의 말대로 얌전히 팔을 뻗었다. 우구이스마루는 솜씨 좋게 누워있는 미카즈키에게 새 침의를 입혔다. 허리끈까지 매주고 나서야 우구이스마루는 새 이불을 꺼내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사실 미카즈키를 씻기면 시중의 반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새 이불을 꺼내어 미카즈키를 눕히면, 급한 시중은 정말 끝이다. 피로 얼룩진 이불은 찬물 받은 욕조에 담근 후 핏물을 빼야 세탁이 수월하다. 생리혈로 물든 침의도 마찬가지였다.
우구이스마루가 마지막으로 핏자국 가득한 이불과 침의를 정리하고 나니, 방 밖에서 기척이 났다.
"누구?"
우구이스마루는 이불에 웅크린 방주인 대신에 문을 열었다. 쇼쿠다이키리가 수건으로 감싼 물주머니를 품에 안고 있었다. 그것을 받으니, 수건 너머로도 뜨끈한 열기가 번진다.
"미카즈키 씨에게 주려고. 체온이 낮아지면 더 아프다고 들어서."
우구이스마루가 웃으며 쇼쿠다이키리 미츠타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기특한 걸."
"윽, 폼 안 나니까 머리는 그만 둬."
"하하. 그렇지 않아도 좋지 않을 때여서. 도움을 받았구나."
"노사다가 신이 났어. 이번에 알게 된 영양 관련 요리를 할 수 있다면서."
"으음, 이번에는 생간을 들고 오지 않으면 좋겠는데."
"아아, 그건… 엄청났지."
"아무리 빈혈에 좋다지만…."
우구이스마루와 쇼쿠다이키리는 고개를 저었다. 카센 카네사다는 풍류를 외치고 우아함을 표방하는 검이었지만, 때때로 보이는 과격함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카센은 월경으로 빈혈이 온 미카즈키에게 피가 뚝뚝 떨어지는 생간을 썰어 내놓았던 적이 있다. 물론 미카즈키는 질색하고 단식에 이르렀으나, 카센은 어디서 그런 힘이 솟았는지, 생간을 한 입 크기로 잘라 기어이 미카즈키에게 먹였다. 물론, 입 짧은 미카즈키는 생간을 먹고 탈이 나 섭취한 음식을 전부 게워냈지만. 지금 떠올려도 한숨만 나오는 광경이었다.
우구이스마루는 난처하게 웃으며 물주머니를 고쳐 안았다.
"네가 조율을 좀 해주면 좋겠구나."
"할 수 있다면, 말이지…."
쇼쿠다이키리가 뺨을 긁적였다. 말은 그리 하면서도 분명 조율해줄 그를 안다. 때문에 우구이스마루는 응원을 담아 후대의 어깨를 토닥였다. 쇼쿠다이키리는 어깨를 으쓱이고는 걸음을 돌렸다.
우구이스마루는 방문을 닫고 미카즈키의 이불 속으로 물주머니를 넣어주었다. 잔뜩 몸을 웅크린 미카즈키가 그것을 끌어안는지 이불이 구물구물 움직였다. 그 모습이 또 귀여워 우구이스마루는 가만히 웃었다.
이제 잠들 연인을 위해 수면에 좋은 차라도 한 잔 우릴까. 그가 그렇게 생각할 떄, 이불 사이로 흰 손이 불쑥 나왔다.
“?”
그 손은 바닥을 더듬어 맴도는가 싶더니, 이내 우구이스마루의 무릎에 안착했다. 이불 위로 머리가 불쑥 나온다. 아른거리는 눈동자가 잔잔히 일렁였다.
“…우구이스.”
“응.”
“우구이스.”
“응.”
우구이스마루는 노래하듯 미소 지으며 화답했다.
“…들어오련?”
슬쩍, 이불 한 쪽을 들어 올리는 잔망스러움이라니. 우구이스마루는 귀여운 정인의 모습에 결국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빤히 의도가 드러나지만, 알면서도 넘어갈 수밖에 없는 사랑스러움이다.
미카즈키가 들어 올린 이불 안으로 우구이스마루가 들어갔다. 우구이스마루는 미카즈키의 옆에 나란히 누워 그녀를 품에 안았다. 물주머니가 사이에 있어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그럭저럭 견딜 만은 했다.
움직이기 편한 손으로 등허리를 느리게 쓸어주니, 고통에 긴장한 근육이 점차 느슨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어디, 한숨 자볼까. 저녁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말이야.”
월에 한 번, 손이 많이 가는 사랑스러운 연인을 품에 안고, 우구이스마루는 만족스레 잠에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