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月 2016. 2. 16. 00:37

+) 2016.02.15

 

+)빡이 쳐서 미카즈키를 괴롭히려고 했는데 쓰는 와중에 김 샜다.. 꾸금 엄서요

 

+)왼쪽은 알아서 상상해주세요....(이미 다 티난다)

 

+) 세부설정은.... 어.. 더 쓰게 되면 나중에.....(세부 그런 거 없음0

 

 

>

 

 

 

허억. 다듬지 못한 호흡이 넘어갔다. 아무리 내쉬어도 호흡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다. 흐려진 눈 또한 쉬이 주변을 담지 못하였다. 느린 인식은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그는 한참이나 숨을 골랐다.

 

불이 꺼진 방은 어두웠다. 그제야, 그는 제 상황을 인지한 듯 보였다. 흐린 눈동자가 물기에 일렁인다. 몸을 움직이려 들었으나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팔이 얼핏 저린 것 같다. 양팔을 흔들어보니, 천장에 내려온 질긴 면포로 단단히 결박되어 있었다. 천장에 묶어 내린 천이라니, 마치 산실 같지 않은가. 그에 생각이 미친 미카즈키는 순간 등에 오싹한 감각이 오름을 느꼈다. 본능적으로 입술을 혀로 쓸어보니, 거스러미로 거칠었다.

 

천이 스치듯, 스르륵 하는 소리가 났다. 어둡던 방에 빛이 홍수처럼 밀려들었다. 미카즈키가 눈가를 찡그렸다.

 

한 남자가 빛을 등지고 웃고 있었다.

 

 

“누, 구.”

 

“생각보다 약이 셌던 모양입니다. 사흘하고도 반나절을 깨시지 않으셨어요.”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남자는 어둑한 방안으로 들어와 다시 문을 닫았다. 미카즈키는 어둠에 익숙해지려 다시 눈을 깜박였다. 남자의 희미한 움직임은 잡을 수 있었으나, 강한 빛을 쬔 탓인지 남자의 모습을 짐작할 수는 없었다.

 

 

“일부러 불편하게 묶어두었는데도 이리 주무시다니. 다음에는 조금 조절이 필요할 것 같군요.”

 

“대체, 왜 나를.”

 

“왜?”

 

 

어둠이라 보일 리 없건만, 미카즈키는 남자가 지척에 다가와 빤히 응시하고 있음을 눈치챘다. 그리 생각하는 순간, 코끝이 닿으며 타인의 숨결이 맞닿았다. 심장이 거칠게 뛰고, 호흡이 흐트러졌다.

 

두렵다. 미카즈키는 눈을 꾹 감았다 떴다.

 

 

“그래, 대체 왜.”

 

“연모하니까, 곁에 두고 싶은 것은 당연하지요.”

 

“연모?”

 

 

제법 고풍스러운 단어였다. 미카즈키는 흐트러진 호흡을 가다듬으려 애썼다. 연모, 애정, 사랑. 지겹도록 들은 단어의 조합이었다.

 

 

미카즈키 무네치카. 태어날 때부터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여러 위험에 노출되곤 하였다. 분명 그가 어여쁨을 독차지하는 막내 도련님이 아니었다면, 분명 사단이 났어도 여러 번 났을 것이다. 미카즈키는 늘 그런 범죄에 노출되어있었기 때문에, 거의 모든 부분에 있어 외부접촉을 지양하는 가풍 속에 보호받고 자랐다. 그런데, 그 틈을 일반인이 뚫었다? 불가능하다. 아니, 이렇게 보란 듯 납치당했으니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고 정정해야 옳을까.

 

미카즈키는 멀어지는 숨결에 겨우 호흡을 다듬을 수 있었다. 미카즈키는 최대한 냉정하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양손은 거의 감각이 없다시피 한 상태였다. 당장 도망갈 수는 없다. 만약 불가피한 성교가 벌어진다면 도망을 위해 참는 것은 일도 아니다.

 

 

“아아.”

 

 

남자의 감탄이 미카즈키의 생각을 끊어냈다. 우악스러운 손길이 미카즈키의 얼굴을 쥐어 올렸다. 문득, 어둠 속에서 황금빛이 빛난 것만 같았다. 이런 어둠 속에서 눈동자의 색을 구분할 수 있을 리가 없음에도.

 

 

“당신은 여전히 아름다운 눈을 하고 있네요, 미카즈키 공.”

 

 

여전히? 미카즈키의 마음에, 또 하나 의문이 남았다. 남자가 쓰는 말은 드문드문 상식과 이어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어딘가 정신이상자에게 잘못 걸린 것일까. 미카즈키는 마른 침을 삼켰다.

 

 

“당신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찾았습니다. 이미 불탄 몸이, 마음마저 불타 재가 되어버릴 정도로, 이렇게, 강렬하게.”

 

 

미카즈키는 등허리를 빳빳하게 굳혔다. 미친 놈, 미친놈이다. 미카즈키는 의도치는 않았지만 수많은 납치와 범죄를 경험했다. 그로 인해 상대가 무엇을 목적으로 자신에게 접근했는지, 대화를 하다보면 자연히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눈앞의 남자는 다르다. 달랐다.

 

 

아무 것도 알 수 없다. 아니, 이 남자가 원하는 건 단 하나.

 

미카즈키 무네치카.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