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니] 2세 (to.메이님)
+) 2016.07.30
+) 어서오세요 주인님 쓰다가 급 쿨타임 차서 쓰는 검사니입니다
+) 우리집 포대기*사니와 대주주이신 메이님이 보고 싶다고 하셔서..흐흥...
+) 키워드 : 2세, 만바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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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 아바아.”
야만바기리가 제 품에 안겨 옹알거리는 아이를 내려 보았다. 평범한 갈색 머리카락은 빛을 받으면 금처럼 빛나곤 했다. 아이는 엄지를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아이 특유의 통통한 뺨이 연신 움직였다.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그는 묘한 간지러움을 느끼곤 헛기침을 했다. 품속의 아이를 고쳐 안았으나 아이는 한 번을 보채지 않았다. 사랑받는 법을 아는 지도 모른다.
“모조품이 아니니 사랑받지 않을 이유도 없지만.”
“모조품이어도 네 아이라는 건 안 변하는데.”
특유의 고저 없는 목소리가 뒤에서 들리자 야만바기리가 등을 빳빳하게 세웠다. 그가 유일하게 어려워하는 상대가 기척도 없이 다가와 있었다.
“애를 안고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들을 거 다 듣는다고.”
“아니, 그.”
“뭐, 나도 처음 낳아보는 거라 아닐 수도 있지만.”
그녀는 태연히 야만바기리의 옆에 앉았다. 들고 온 쟁반에 고이 개켜진 천 다발이 보였다.
“벌써 다 말랐나.”
“그러게. 흐암.”
“잠은….”
“모자라.”
여전히 고저가 없는 목소리였지만, 야만바기리는 아주 조금, 그녀가 투정을 부리는 것 같았다. 마음 같아서야, 그녀의 머리를 제 어깨에 기대 눈을 붙였으면 싶지만 망설여진다. 싫어하면 어쩌지. 쓸데없다 밀어내면 어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야만바기리의 안색이 점차 어두워졌다. 그런 아비의 변화에 아이가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흐이, 훙….”
다른 생각 중이던 야만바기리는 아이의 변화에 허둥거렸다.
“옳-지. 착하다, 착하다.”
야만바기리의 무릎에 있던 아이를 달랑 안아 올린 손이 있었다. 붉게 칠한 손끝이 아이의 하얀 옷과 대조되어 보였다.
“귀염둥아.”
카슈 키요미츠다. 야만바기리는 다시 순하게 눈을 깜박이는 아이를 보며 머쓱하게 천을 잡아끌었다. 아이의 눈은 그를 닮아 청명한 푸른 눈을 하고 있었고, 그것이 이유 모르게 쑥스러웠다. 그 반응과 별개로 카슈는 아이의 등을 토닥이며 제법 익숙하게 어르고 있었다.
“주인, 아이는 내가 잠깐 볼게. 눈 좀 붙이는 게 어때? 엄청 수척해보여.”
“살 좀 빠진 거 같아?”
여전히 고저는 없지만 능숙하게 받아치는 말투는 분명 장난기를 담았다. 카슈는 벙찐 얼굴을 하더니 깔깔 웃었다.
“주인은 그런 거 신경 안 써도 예뻐!”
“당연하지.”
카슈가 즐거운 듯 웃었다. 그녀는 당연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가 무얼 보았는지 카슈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카슈는 아이가 보는 방향으로 슬렁슬렁 가버렸다. 마루에는 야만바기리와 그녀, 둘 만이 남았다.
“흐암.”
그녀가 재차 하품을 한다. 순하다고는 하나 배고픈 아이가 새벽에 깨어 칭얼거리는 것을 막거나 할 수는 없다. 아이를 낳은 뒤부터 그녀는 잠이 줄 수밖에 없었고 자연히 말수도 줄었다. 야만바기리는 조금 침울해졌다. 그녀와 자신의 아이인데 자신이 해 줄 수 있는 것은 극히 적었다.
“으음, 포대기야.”
“?”
“무릎….”
“무릎, 아. 졸린가?”
야만바기리가 무릎을 털어내기 무섭게 그녀가 누웠다. 사실 고꾸라졌다 싶을 정도로 재빨랐다. 숨소리가 고르다. 그새 잠든 모양이었다. 야만바기리는 조심히 얼굴을 가린 천을 끌러 그녀에게 덮어주었다.
“몸이 차면 안 되니까.”
얼굴을 드러내는 것에 자기합리화라도 하듯 그가 중얼거렸다. 서늘해진 공기와 누그러든 햇살은 낮잠에 가장 어울리는 조합이다.
“으, 포대기야….”
잠결에 더듬어 오는 손을 엉겁결에 마주 잡았다. 찡그린 미간이 느슨해지고, 다시 숨결이 고르다. 잡힌 손에서 열기가 치솟는다. 그럼에도 차마 잡힌 손을 뺄 수가 없어, 야만바기리는 다른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역시, 부끄러움을 지울 낮잠 자기에 좋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