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니]전력: 어디까지라도 함께
+) 2018.07.22
+) 오오 그래도 자정 되기 전에 끝냈어(양심의 끝이란?)
+) 카센 극이 오늘 왔어서 카센사니, 카슈사니입니다. 편지 형식...? 이라면 편지 형식.
+) 다음 극은 만바 가즈아 흑흑
+) 포대기사니 설정이 차용된 부분이 있습니다. 애들이 수행을 다녀오니 좀 묘하게... 묘해요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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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22
전력 : 어디까지라도 함께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까.
음, 그래. 나는 네 첫 검은 아니지.
그렇게 따지면 너의 처음은 없구나. 네가 기억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그대는 분명 무슨 말이냐며 고개를 기울이는 모습이 환하구나. 나로써는, 그래. 그대가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 더 좋으니 상관없다만.
그대는 모르겠지. 아니, 평생 몰라도 좋겠어. 쓸데없이 기억하지 않아도 좋단다. 나는 그 날만 생각하면, 여즉 선득한 가슴을 쓸어내리는 것밖에 할 수가 없어서 분기가 오르니. 쇼쿠다이키리의 대처가 아니었다면. 지금 와서는 그런 생각조차 불경하구나.
섬세하지 않은 것은 우아하지 않으나, 때로는 우구이스마루처럼 세세한 것은 신경 쓰지 않는 편이 좋겠지. 그대는 우아하지도 않고 풍류도 모르는 이지만, 그래도 어쩌겠니. 나에겐 이제 주인, 그대뿐인데.
하여, 나는 그대가 무얼 하든 이곳에 있으마. 그대가 하고자 하는 앞길에 돌부리가 없도록, 내가 그리 만들어 줄 것이야. 말만 하려무나. 나는 그대가 원한다면 피륙을 베는 검이 되고, 그대가 원한다면 불단을 장식하는 꽃이 되어 들어앉을 터이니. 하물며 그대가 핏물 그득한 길을 걸어도 곁을 지킬 것이란다. 그대가 가는 길이라면, 그래. 나는 시체 쌓인 피안화 핀 들녘이어도 상관이 없어.
왜, 믿기지 않으니? 네가 믿을 수 없어도 나는 이미 그리 정하였단다.
네가 돌고 돌아 결국엔 나의 품에서 쉴 수 있도록, 누구보다 충실한 나에게 결국 그대가 돌아올 수 있도록.
그대의 카센 카네사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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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내가 돌아오던 날을 기억해?
수행이라는 거, 뭔지 궁금했거든. 맨 처음 갔던 게 이마노츠루기였지?
왜, 수행 간다고 신나서 가더니 귀환한 날 식사시간 두 눈이 퉁퉁 부어 주인에게 안겨들어 왔잖아. 어차피 주인은 주인인데, 왜 그렇게 주인에게 매달리고 있었는지, 뭐가 그리도 서글펐는지. 사실 지금도 정확한 건 모르지만, 수행을 다녀온 지금은 알 것도 같아.
있지, 나는 오키타 소지의 검이었잖아. 주인도 알려나? 나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 주인의 곁을 지켰었어. 내일 당장 고꾸라져도 이상하지 않은 주인의 곁이었지. 오키타 군은 어차피 고꾸라질 것이라면 병상이든 전장이든 다를 바 없다고 느꼈을 거야.
수행을 위해 돌아간 시대에서, 나는 고꾸라지는 오키타 소지를 다시 마주했어. 그런데 이상하지. 나는 왜 그 사람이 쓰러지는 모습에서 당신을 봤을까.
그 날. 주인이 피를 토하고 쓰러지던 그 날의 모습이 겹쳐져서. 나는.
무력한 나. 더는 사랑받지 못하는 나.
내가 당신의 처음이었다면 괜찮았을까? 이마노츠루기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비록 주인과 첫 걸음을 내딛은 검은 내가 아니었지만, 괜찮아. 지금은 아무도 주인의 처음을 기억 못할 거 아니야.
나는 주인에게 사랑받고 싶었어. 주인과 함께 내일을 보고 걷고 싶었어.
물론 이 마음은 지금도 같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으음. 그러네, 내가 주인을 많이 사랑하니까. 원래 사랑을 많이 주는 쪽이 지는 거라면서? 그러니까 내가 져 줄게.
나는 늘 주인 곁에 있을 거야.
주인이 어디에 있어도.
주인의 귀염둥이 카슈 키요미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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