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검난무/검*사니 전력

[검*사니]전력: 피서

달月 2018. 7. 29. 23:37


+) 2018.07.29


+) 전력 주제와 정말 상관 없는 글이네요:D............


+) 특정 남사 없음,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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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29

전력 : 피서




남사들 사이로 긴장이 내려앉았다. 각 도종별로 모여 서로의 눈치를 살핀다. 수행에 다녀온 단도들은 기동과 은신 기술이 높아 형평성의 법칙으로 한 발 물러선 채였다. 그들은 저 긴장에 끼지 않는 대신 사이좋게 순번을 정해 원정을 다녀오는 것으로 타협을 마친 상태였다.



"누가 보면 역수자 군대와 마주친 줄 알겠어요."



이마노츠루기가 턱을 괴며 고개를 기울였다. 이렇게 더운 날 굳이 기운을 뺄 필요가 있을까 싶었지만, 이마노츠루기를 제외한 단도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차피 그들과는 상관 없는 경쟁이었다.



"이런 날은 우리라도 견디기 힘든데, 주인은 잘 참네?"



미다레 토시로는 부채를 살랑이며 그녀를 돌아보았다. 그녀는 늘 그렇듯 반쯤 늘어져 졸고 있었다. 더운지 얼굴이 발갛게 익었다. 부엌에서 돌아온 다이코가네 사다무네는 찬 음료가 담긴 쟁반을 든 채 바닥에 앉았다. 단도들이 제 음료를 집어가고 빈 쟁반을 부채 삼아 주인을 향해 바람을 부쳐주기 시작했다. 평소와 달리 내번복이 아닌 유카타 차림의 남사들이 각자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에, 아직도 저러고 있어?"


"뭐, 그렇지. 이런 날씨에 낮에 일하고 싶은 녀석은 없을 테니까."



야겐 토시로가 차가운 음료를 마시며 픽 웃었다.


최근 말도 되지 않는 불볕더위가 이어졌다. 본래 혼마루 환경 및 기온은 정부의 시스템이 사니와의 영력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통제된다. 그러나 이번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정부의 시스템이 폭주하여 하루아침에 강렬한 더위와 마주해야 했고, 사니와는 건물 어딘가에 틀어박혔다. 다행이 이러한 사고는 소수의 혼마루에서 벌어진 것이 아니었다. 콘노스케가 전달한 바에 따르면, 정부 쪽 시스템의 문제이기에 해결될 때까지 운영 시스템을 자율로 돌려 주겠다 약조하였다 했다. 그녀는 정부의 해당 통지문을 받자마자 활동 시간을 당분간 밤 시간으로 조정 하겠다 선포했다. 물론 업무에 지장이 생길 수 있으니 낮에 움직일 당번을 정해 그들 외에는 해가 심할 시간에는 모두 더위를 피해 히로마에 모여 피서 아닌 피서를 하기로 한 것이다.


단도들은 애초에 밤눈이 밝으니 순서대로 돌아가며 임무를 맡기로 한 상태라 낮의 당번에는 빠진 참이었다. 협차와 타도 또한 일부는 밤의 원정에 참가하기로 하여 큰 문제는 없었고, 창 셋은 낮에 일하는 대신 각자 원하는 포상을 받기로 한 참이었다. 문제는 태도 이상 밤눈이 어두운 자들이었다. 그들은 살기를 내세우며 목숨을 걸기라도 한 듯 필사적으로 가위바위보를 하는 중이었다. 하루라도 더 많이 주인 곁에서 합법적으로 놀 수 있는 권한을 놓칠 수는 없었다.



"적당히 해야 할 텐데…."



대장은 귀찮게 하면 엄격해지니까 말이지. 야겐이 뺨을 긁적였다. 살기등등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자칫 큰일이라도 날 것 같았다. 그러나 가위바위보로 쉬이 결판은 나지 않는 모양이었다. 다들 더위와 주인과의 오붓한 밤(?) 활동에 눈이 반쯤 돌아간 상태였다. 여차하면 각자 본체라도 불러낼 기세라, 주인 곁에 옹기종기 모여 있던 단도들의 눈이 가늘어졌다. 고코타이와 사요 사몬지가 사냥 전 맹수처럼 마악 몸을 낮춘 참이었다.



"―에취."



그녀가 재채기를 했다. 코가 근지러운지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였다. 작은 재채기 소리에 살기어린 분위기는 맥이 풀렸다. 막 빙수를 들고 온 카센 카네사다가 그녀에게 다가가 뺨을 톡톡 건드렸다.



"주인, 빙수 먹고 자렴."


"음…."



그녀가 눈을 비비다 카센의 무릎에 기듯이 엎어졌다. 방금 전까지 얼음 곁에 있던 참이라 카센의 옷은 냉기가 스며 있었다. 그녀는 눌린 코가 불편한지 고개만 옆으로 돌린 채 엎드린 모양새로 다시 졸기 시작했다. 카센은 기쁜 기색을 숨기지도 않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문득 그녀가 잠에 취한 목소리로 웅얼댔다.



"시원해져라, 얍."



터무니없는 주문이었다. 경쟁에 눈이 돌아갔던 남사들은 그녀가 더위로 많이 지친 모양이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헛웃음은 오래가지 않았다.


톡, 토독.


처음은 가벼운 소리였다. 구름이 끼기도 전에 장대비가 죽죽 내리기 시작했다. 더운 열기가 거짓말처럼 장대비에 눌리기 시작했다.



"뭐, 주인은 할 땐 하니까 말이야."



히게키리는 언제 경쟁했냐는 듯, 제 몫의 빙수그릇을 들고 그녀의 곁에 자리 잡았다. 경쟁을 두고 다투던 남사들은 멍하니 장대비를 바라보았다. 마악 빨래를 널기 위해 바구니를 한 아름 안고 나오던 킷코 사다무네는 비명을 질렀다.


오늘도 혼마루는 평화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