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 여미카 임신~5
+) 2018.08.20
+) 도온에 중철이든 배포든 제가 낼 수 있을까요........? 낼 수 있다면 좋겠네요....(낡음
+) 원랜 5편 이내에서 끝내려고 했는데 자꾸 길어지네요.. 이것은 제가 생각해서 쓰는 게 아니고 손이 쓰기 떄문입니다<
+) 이번편은 미카즈키 사이드가 좀 있습니다.
+) 키워드 : TS미카즈키, 임신, 백합, 오메가버스, 미카른, 현대AU, 나도 저런 오빠 갖고싶다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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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즈키는 잠시 암막커튼을 젖혔다가 다시 닫아두었다. 두꺼운 커튼 너머의 여름 더위도 한꺼풀 꺾인 듯 했다. 그러나 암막커튼을 걷을 정도는 아니었다. 더위에 못 이겨 암막커튼을 친 방 안에서 시든 수국처럼 늘어져 있던 것이 엊그제 같았는데, 시간이 참으로 빠르다. 미카즈키는 마른 몸에 비해 대식가였다. 그러나 더위와 입덧 탓에 종일 몸이 나른하고 입이 짧아졌으나, 반대로 배 주변은 살이 붙고 있었다. 그녀는 그때그때 당기는 음식을 먹고, 푹신한 의자에 반쯤 누워 졸면서 하루를 보냈다. 미카즈키는 얇은 옷을 겹겹이 껴입은 채 나붓이 하품했다. 몸은 느슨해도 원체 예민한 신경이다. 미카즈키는 잠결에 느낀 기척에 선잠에서 깨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테이블 위로 진하게 우린 아이스 밀크티와 부드러운 카스테라가 놓여있었다. 시중인이 간식을 두고 간 듯 했다. 더위 탓인지 방금 일어난 탓인지 차가운 것이 문득 입맛에 당겼다. 그녀는 잔을 들어 밀크티를 들이켰다. 마시는 것부터 잔을 내려두는 것까지 외견과 다르게 호쾌한 모양새였다.
“츠루는 한 번을 안 오는구나….”
그녀는 츠루마루를 떠올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녀와 만나려면 학교를 가야 했으나 방학이라 학교에 나갈 일이 없었다. 방학이 끝나도 이런 몸으로는 학교를 나가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학교에 대한 부분은 그녀의 손윗형제들이 알아서 할테니 별 걱정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친애하는 사촌과 만나지 못하거나 연락이 되지 않는 부분은 아쉬웠다. 미카즈키는 세상물정을 지식으로 익혔다. 산죠의 이름 아래 세상과의 접촉 자체를 엄중히 보호 받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분가인 츠루마루는 규율이 자유로운 편이었고, 미카즈키와 달리 세상물정을 잘 알았다. 그덕에 미카즈키는 츠루마루에게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와 더불어 비교적 안정적인 유년시절을 보냈다. 츠루마루와 함께 한 시간은 길지 않았다. 미카즈키의 각성 이후 츠루마루의 각성이 진행 되었고, 이후 그녀와 얼굴을 마주칠 일은 전무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산죠의 문은 같은 성별에게도 결코 낮지 않았다. 인간관계가 협소한 미카즈키에게 있어 츠루마루는 꽤 소중한 관계였다. 그런 참에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게 되어 즐겁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츠루마루와 함께한 시간은 늘 짧으면서 즐거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몸은 점점 무거워질 것이고 바깥은커녕 손님도 맞이하기 어려울 것이다.
미카즈키는 아직 부풀지 않은 배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그녀는 형제들의 유난을 잘 알았으나 딱히 거부할 마음은 없었다. 그들의 사랑이 그렇게나 뚜렷한데 어찌 부정할 수 있을까. 자신의 고집으로 그들을 서운하게 하는 것은 이번 한번으로 족했다.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 형제들의 말은 틀리지 않다. 미카즈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지극히 감정적인 판단이었다. 수많은 매체들이 속삭이는 ‘모성애’가 정말 아이를 품으며 생기는 것인지는 모른다. 아이의 생물학적 아비는 중요치 않았다. 미카즈키는 사랑이 모양을 갖춘다면 이러한 모양새가 되노라고, 단지 결과를 눈으로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어찌 보면 이것은 어리광이다. 그리고 미카즈키는 형제들이 자신의 어리광을 받아주리라 확신했다. 분노하는 형제들을 보아야 했지만, 결국 그녀의 판단은 옳았다.
“츠루가 이름을 지어주었으면 했는데….”
내 사랑의 또 다른 한 조각에 츠루마루, 네가 있기를 바랐는데. 미카즈키는 카스텔라를 한 입 베어물었다. 카스텔라는 꿀의 묵직한 단맛과 함께 스르르 녹아 사라졌다.
딱 그만큼의 아쉬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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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간식을 먹고 포만감에 졸고 있을 즈음이었다.
“미카즈키?”
미카즈키는 눈을 깜박였다. 임신 후 시도때도 없이 잠이 쏟아지니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그 와중에 잠귀는 열려 작은 기척에도 잠을 깨곤 했다. 그녀는 의자에 나른하게 파묻힌채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건장한 장정들이 수트를 차려입고 우르르 걸어들어오는 모습이 위압적이었다.
“응…, 오라버니.”
미카즈키는 배시시 웃었다. 바깥에서는 몰라도 저에게는 다정한 형제들이다. 무서울리 없었다. 가장 먼저 다가온 이시키리마루가 미카즈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늘 하루도 잘 지냈니?”
“그냥 먹고, 졸리면 자고 그랬지.”
방학이 시작됨과 동시에 미카즈키는 방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형제들은 동면하듯 방 안에 칩거한 여동생을 걱정하는 한편 안도했다. 이번 고집은 ‘가족’으로서 ‘형제’에게 한정한 것이다. 그녀 또한 산죠이며, 스스로의 언행에 책임을 지는 자였다.
이와토오시가 암막커튼을 걷어내자. 테라스 위로 달빛이 환했다.
“입덧은 좀 어떠냐. 나른한 것은 여전하고?”
“그때그때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먹으려고 해요. 나보다 내 변덕에 맞추는 사람들이 고생이지.”
“그들은 그것이 일이야. 미카즈키, 네가 그들의 사정을 일일이 봐줄 필요없다.”
코기츠네마루는 코끝을 찡그렸다. 미카즈키는 창으로 쏟아지는 달빛을 받으며 후후 웃었다. 이마노츠루기는 무릎을 꿇고 미카즈키의 무릎에 얼굴을 기댔다. 미카즈키는 큰오라비의 행동에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이마노츠루기가 미카즈키의 배를 가리켰다.
“꽤 시간이 지났는데도 티는 나지 않네요? 좀 더 있어야 하나?”
시간을 어림 잡아도 사개월 가량이다. 주변에 임산부를 볼 일이 없으니, 이마노츠루기로썬 궁금한 것 투성이었다. 이는 다른 형제 또한 마찬가지여서, 이마노츠루기의 궁금증과 함께 그들도 궁금한 것을 슬쩍 묻기 시작했다.
“으음, 그 부분은 의료진도 걱정을 하던데. 이상이 있는 건 아니고?”
“입덧은 언제쯤 끝난다니? 아직도 몸을 움직이면 안된다던?”
“아이는 잘 자리 잡은 것이 맞아?”
아이를 낳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이런 포근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형제들은 결국 그녀의 의사를 존중했고 전적으로 지지했다. 미카즈키는 태가 나지 않는 배를 쓸며 미소지었다.
산죠 미카즈키.
그녀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가문의 작은 여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