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03.12


+) 검사니 전력이던 [아름다운 것]을 쓰다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그냥 드롭 합니다 ㅇ)-<


+) 글 안 써져서 큰일인....



= = = = = = = = = = =


검사니 전력 : 아름다운 것



 

인간이 아닌 것은 균일치 않다. 그것이 외모든, 성격이든, 형질이든.



그런 균일치 않은 것을 변덕이라 하고, 변덕이 오가는 인외의 것을 제대로 다루는 인간이란 많지 않다. ‘다루는능력은 보통 핏줄을 타고 이어진다. 때문에 강력할수록 어린 몸에 깃들기 쉬우나, 제어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은 반대로 재앙을 불러온다.




.”




짧은 곰방대에서 연기가 훅 번졌다. 깔끔하게 뒤로 넘겨 정리한 머리카락 아래 반듯하니 주름진 이마가 노인의 성격을 대변하는 것도 같았다. 노인은 시선을 장기판에 고정한 채 무릎을 손가락으로 툭툭 쳤다. 일정하게 움직이던 손가락이 멈추고, 노인은 물부리를 잇새에 끼웠다. 비워진 손이 홀가분하게 말을 움직인다. 아차 싶은 순간 진영의 급소를 파고 든 장기말의 기세가 흉흉했다. 노인은 다시 짧게 숨을 내쉬었다. 담배 연기가 부옇게 흩어지며 그 바람에 이와 물부리가 부닥쳤는지 다각거리는 음이 둔하다.


노인의 맞은편에 앉은 청년, 츠루마루는 미간을 찌푸렸다. 잠시 손짓에 넋을 놓았더니 급소를 치받을 줄이야. 여유 있어 보이는 노인과 달리 그는 마음이 달은 모양새였다. 증거로, 츠루마루는 내내 정좌로 앉았던 자세를 바꾸어 한쪽 무릎을 세워 팔을 얹었다. 살집 없이 말라붙은 손가락이 입술을 두드리는 모양만큼은 장기판 위 상황만큼이나 모양이 드셌다. 어찌 할까. 츠루마루는 머릿속으로 장기말을 옮겼다. , , . 어느 것을 옮겨도 판을 뒤집을 수가 썩 떠오르지 않았다. 한 치 앞 모르는 것이 사는 일이라, 어려워도 뒤엎는다면 충분히 뒤엎을 수 있을 수가 있을 지도 모른다. 츠루마루는 어느 쪽을 선택하는 쪽이 즐거울까 고민했다.




, 어기.”




작은 목소리가 소곤거렸다. 노인은 들고 있던 담뱃대를 재떨이에 탈탈 털어냈다. 노인치고 꽤 독한 잎담배를 달고 살긴 하지. 츠루마루는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흘깃 시선을 옮겼다. 장지문이 닫히긴 했지만 목소리의 주인은 빤했다. 노인이 옷깃을 다듬은 후 직접 장지문을 열었다. 외양으로 따지면 와키자시 또래나 되어 뵈는 인간 여자가 소반을 들고 있었다. 츠루마루는 기껏 즐거운 시간을 방해 받아 불편한 심기를 표정 그대로 내보였다. 쨍한 금색 눈에 바짝 날이 섰다. 소녀는 어깨를 조금 움츠렸다. 불편함을 넘어 방해물을 보는 시선은 몇 번을 보아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 츠루마루의 정수리에 담뱃대가 매섭게 부딪혔다. 사람이었다면 바로 기절할 수도 있는 강도였다. 다행히 츠루마루는 인간이 아니었고, 그를 알기에 노인 또한 손속에 자비를 두지 아니했다. 눈 앞에 별이 번쩍 빛나고, 츠루마루는 머리를 감싸 쥐고 데굴데굴 굴렀다. 그러거나 말거나 노인은 아이에게서 소반을 받아 들었다.




천 년을 묵었다는 것이 거 심보 한 번 고약해서. 아가는 예 앉아라.”




노인은 아이가 앉을 자리를 내어주었다. 대놓고 보이지 않으면 잔뜩 심통 난 저것이 아이에게 해코지라도 할까 싶었다. 오래 묵은 검은 멍청하면서도 아주 교활하기 그지없었다. 노인의 걱정은 타당했다. 아이가 내온 찻잔을 들며, 그는 다과를 담은 그릇을 아이에게 내밀었다. 소녀는 양손을 내어 다과를 하나 집었다. 퀭하게 꺼졌던 눈 아래 색이나 걱정으로 푸석하던 얼굴에 윤이 돌기 시작했다. 노인이 정부의 의뢰를 받아 구출한 아이였다. 신생 혼마루에 부임하고 바로 호되게 액을 당했으나 천만다행으로 그녀와 휘하의 검들은 무사했다. 다만 담당 혼마루의 터를 다시 고르고 건물을 세우는 동안 마땅한 거처가 없어, 노인은 흔쾌히 자신의 별채 한 켠을 아이에게 내어준 참이었다. 이는 아이의 일행이 얼마 없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노인의 혼마루는 스치는 말로도 평탄한 곳은 아니었다. ‘정화의식이 다 끝난 것도 아니고 요상한 기운을 풍기는 것이 탐욕스러운 눈길 하나 숨기지 않고 흉흉하게 눈을 치뜨고 있으니. 노인도 적지 않은 세월을 살아왔기에 알았다. 인간이 아무리 악하고 변덕이 죽 끓듯 해도 인간 아닌 것에 비할 바 없다고. ‘저것이 지금은 저를 마음에 들어 고개를 수그리고 있다지만, 심기가 뒤틀리면 어찌 나올지 모를 것이기도 했다. 본래 인간 아닌 것을 인간의 잣대로 어찌 평하겠는가. 노인은 정부의 심부름꾼인 여우의 말을 쉬이 흘린 것이 새삼 아쉬웠다. 노년은 한가한 곳에 몸 편히 살고자 했더니, 일생 몸 편할 일이 없는 팔자인 모양이다.




흥이 다 깼구만.”




츠루마루는 뚱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검을 검집 채로 발로 툭 차 올리는 모양새를 보고 있자니 영락없는 심통이다. 노인이 듣기로 검 자체가 저들의 본체이자 전신이라 하였는데, 제 몸 하나 소중히 못 여기는 모양이 동네 건달보다 못한 모양새다. 노인은 소매 속을 뒤적였다.




“[청소] 하러 갈 생각이면 이거나 챙겨 가라.”




주름진 손에서 허공을 무언가 가볍게 날았다. 츠루마루는 얼결에 양손으로 그것을 툭 받아냈다. 노인은 귀찮은 듯 손짓했고, 츠루마루는 얼이 빠진 모양으로 슬슬 마루로 걸어나갔다. 보이지 않는 힘에 끌린 마냥 거처에서 한참을 멀어진 후에야 정신을 차린 츠루마루가 뒷머리를 헤집었다. 또 당했다. 저보다 한참이나 새파란 것에게 늘 휘말리는 것에 스스로가 멍청하면서도 놀라운 탓에 웃음이 비실비실 새어나왔다.




어디 보자~.”




츠루마루는 주먹 쥔 손을 폈다.






> 





 

츠루마루는 그가 잠든 방문 앞에 앉아 히죽였다.

하여 츠루마루가 그를 욕심내는 한, 저 인간은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것임에 틀림없다.



= = =  = = = =


원래 순서대로 쓰는 사람이 아니라 (>) 이 부분에 뭔가 더 추가가 되었어야 하는데 그런 거 없어요 죽었어(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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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달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