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머리가 나빠서 또라이라던가는 중복으로 올라갑니다...

 

+) 이쪽은 거의 트위터 그대로 날 것이라 어색합니다 핫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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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또라이 3 : 야겐, 미카즈키 (15.08.07)

 

 

몸이 나른하다. 본래 몸을 잘 안 쓴다고는 했으나 무기력감이 늘었다. 잠은 잘 참는 편이라고 여겼다. 잠깐 눈을 깜박였다고 생각했을 때, 길어야 두시간 정도라고 생각했다. 실상 마주한 것은 저녁식사를 알리는 고코타이의 부름이었다.

 

간만의 단잠이기도 해서 썩 이상하다 여기진 않았다. 그 빈도가 한 번, 두 번, 네 번, 여덟 번. 그렇게 늘어갈수록 그녀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짧으면 서너 시간, 빈도가 늘어날수록 그녀가 정신을 차린 시간은 줄어만 갔다. 덜컥 겁이 난 그녀의 곁을 지킨 것은 야겐이었다. 단도들의 형 노릇을 하는 그 또한 이상증세를 느꼈는지 그녀의 곁에 상주하기 시작했다. 제 몸에 이상증세가 있을까 저어된 그녀는 점차 방 밖으로 나서길 꺼려했다.

 

게으를지언정 도검들에게 약한 모습은 보이기 싫었다. 전장에서 잃기만 한 그들에게, 적어도 눈앞에서 같은 기억을 주기는 싫었다. 때문에 그녀는 야겐에게 미안했다.

 

 

"대장. 오늘도 미다레들이 걱정했어."

 

"아. 응."

 

 

멍하게 누워 대답하는 그녀를 보며 야겐은 눈두덩을 눌렀다. 몸에 특별히 이상은 없었다. 그럼에도 그녀가 깨어있는 시간은 갈수록 손에 꼽았다. 문 밖으로 기척이 들렸다. 야겐이 눈짓으로 그녀에게 의사를 물었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와도 된답니다. 미닫이문이 열렸다. 밤처럼 검푸른 머리, 매끄러운 살결, 초승달을 품은 눈동자. 미카즈키 무네치카가 조심스레 발을 들였다.

 

 

"아가."

 

 

걱정 가득한 음색에, 그녀는 이유모를 죄책감을 느꼈다.

 

 

"이를 어쩌누. 얼굴이 많이 상했구나."

 

"뭐 하러 왔어요."

 

"아가가 영, 보이질 않길래 이리 왔단다. 응, 참으로 보고 싶었다. 아가."

 

 

아가? 그녀의 눈이 거짓말처럼 스르륵 감겼다. 고른 숨소리가 허공에 번진다.

 

야겐은 바닥에 내려둔 안경을 고쳐 썼다. 한참 그녀를 애틋하게 바라보던 미카즈키는 시선 한 톨 돌리지 않은 채 야겐에게 말했다.

 

 

"아가의 몸에 해가 가진 않는 게지?"

 

"..대장의 몸에 해가 있는 것을 쓸 정도는 아닙니다."

 

"애초에 당신을 돕는 게 아닙니다."

 

 

야겐은 잘 벼려진 칼날 같은 미소를 지었다. 깊게 가라앉은 초승달이 예기를 발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대장의 곁은 제가 지킬 겁니다."

 

 

물론, 당신에게도 넘기지 않아요. 미카즈키 공.

 

 

 

12. 하세베(15.08.10)

 

 

"더워...."

 

"주, 주군."

 

"날씨 미쳤어.. 오늘 같은 날은 원정이고 뭐고 없어. 강제 휴식이야. 그렇지, 하세베?"

 

"주군께서 원하신다면, 무엇이든 다 괜찮습니다."

 

"착하기도 하지, 멍멍이."

 

"멍머.. 네?"

 

"아냐아냐. 기모노 더워.."

 

 

고장난 문짝처럼 끼잉거리는 소리를 내며 엎어진 그녀를 보며 하세베는 쩔쩔맸다. 지독한 고온에서 태어난 검들인 이상 특별히 더위나 추위를 느끼지는 않는다. 그러나 인간인 그녀는 이야기가 달랐다. 그녀는 스스로 더위에 약하다는 것을 잘 알았다. 때문에 가끔 도검들에게 덥냐고 물어보곤 했다. 도검들은 당연히 그것을 못 느끼니 도리질을 쳤다. 도검들이 덥다고 느낄 때는 습도가 지독한 날뿐이었다. 그나마도 녹이 슬지도 모르니 예민하게 느끼는 것뿐이지만.

 

애초에 더위나 추위의 기준 대상이 다름에도 그녀는 도검들에게 꼬박꼬박 묻곤 했다. 본인 입으로 게으르다 검들에게 으름장 놓기는 했지만 실상 그녀는 제 할 도리는 다 하였다. 하세베는 그녀와 일찍 만나지는 않았으나 그녀가 싫지 않았다. 검들은 오랜 시간을 거치며 나름의 감을 가지곤 했으나, 그녀는 그 오랜 세월 만난 이들 중에서도 독특하기는 했다. 그러나 다정한 주인이었다. 하세베는 빙긋 웃으며 부채를 그녀에게 부쳐주기 시작했다.

 

 

"날이 이르지만 발이라도 찬 물에 담그시는 건 어떠신지."

 

"찬물... 멍멍아, 지금 뒤뜰 냇가에 아무도 없지."

 

"네, 주군. 아마 그럴 겁니다."

 

"나 멱 감으러 갈래. 네가 망 좀 봐."

 

"...주군?"

 

"내 옷 챙겨와!"

 

"주군!!"

 

 

그녀는 녹은 떡처럼 늘어져있을 땐 언제고 후다닥 뒤뜰 냇가로 달려갔다. 하세베는 그녀의 옷을 챙겨야 할 생각에 아득함으로 얼굴이 희게 질렸다.

 

 

 

13. 카센(15.08.13)

 

 

"주인!!"

 

 

평소 우아함을 외치던 카센이 혼마루를 쿵쿵거렸다. 귀까지 붉어진 채 으르렁거리는 모습이 마치 한냐와 같았다. 단도들은 문 뒤에 숨어 소곤거렸다.

 

 

"카센, 왜 저러지?"

 

"주인을 부르는데."

 

"주인이 뭔가 했나?"

 

"했을걸."

 

 

그게 아니고야 우아함을 부르짖는 카센이 저럴리가. 야겐의 조용한 말에 단도들은 잠시 침묵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들의 주인은 의도치 않게 몇몇 도검남사들을 날뛰게 하는 쪽으로 특화된 이었으니까.

 

 

"으음.. 주인, 이번엔 뭘 한걸까."

 

"글쎄.."

 

"몰라도 어지간한 건 아니겠지."

 

 

─ 아.

 

단도들은 최고 깐깐쟁이에게 걸린 주인을 애도할 지, 반대로 주인에게 당했을 카센을 애도할 지 침묵했다. 어느쪽이든 조용히 지나갔으면.

 

그 시각, 카센이 그렇게 찾던 혼마루의 주인은 정자에 앉아 주전부리를 흡수하고 있었다. 곁에는 코세츠가 자리해, 느긋하게 차를 마셨다.

 

 

"..주인. 괜찮은가?"

 

"음?"

 

"그의.."

 

"아. 뭐..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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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달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