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08.20
+) 초기도의 턴!
+) 키워드 : 카센미카, 블랙혼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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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콘노스케는 대롱여우의 일종이다. 사기를 먹어치우고 정기를 내뿜는 특성답게 콘노스케는 어지간한 사기에는 꿈쩍도 않는 영물이었다. 그러나 그런 콘노스케도 꺼려하는 장소가 있었다. 자정할 수 있는 사기의 범위가 지나친 장소가 그러했다. 그리고 여우가 알기로, 유독 심한 장소가 있다.
여우는 높다란 삼나무 가지에 엉덩이를 걸쳤다. 목에 매단 보따리를 다시 한 번 점검한다. 킁킁. 냄새를 맡더니 얼굴을 구겼다. 이렇게 멀리 떨어져있는데도 사기의 불쾌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하지만 견디고 가야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그곳은 지탱하는 ‘기둥’이 아닌가. 여우는 약간 불쾌함을 담아 콧방귀를 뀌었다. ‘그녀’만 아니어도 이렇게 이르게 방문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조금 걸음을 늦춘다고 바뀌는 것은 없겠지. 콘노스케는 애도를 담아 캥캥 낮게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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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기분 탓이었던 모양이다. 미카즈키는 힘겹게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이마노츠루기의 축원을 받아 움직이기 수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몸은 천근만근이다. 걸음걸음이 괴롭고 내딛는 감각마저 무디다. 시야가 흐려 가는 길이 맞는지조차 확신이 들지 않았다. 많은 수가 거주하는 만큼 저택은 넓었다. 본가도 작지 않으나 이곳과 비교하면 본채와 별채의 차이라고 여길 수 있을 정도였다.
미카즈키는 결국 걸음을 멈추고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얼마나 걸었는지 모르나 식은땀으로 옷이 몸에 휘감겼다.
이대로 잠들어버리면.
그렇게 생각할 무렵이었다.
“주인?”
낯선 목소리에 몸이 움츠러든다. 그러나 움츠릴 뿐, 미카즈키는 몸을 물릴 기력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이게 대체 무슨. 몸이 좋지 않았다면 진작 살폈을 텐데.”
“누, 구….”
“카센 카네사다다. 세상에, 나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라니. 어디로 가는 중이었지? 데려다 주마.”
“욕…실, 에.”
“이런 몸을 해서 욕실은 무슨 욕실."
카센은 혀를 차며 그녀에게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창백한 얼굴에 달라붙은 머리카락, 몸에 휘감긴 옷. 카센은 그녀를 보고 제 말을 철회했다. 이 상태로는 나을 병도 안 낫는다. 그러나 당장 욕실에 데려가기엔 곤란했다.
“지금 욕실은 단도들이 들어간 참이야. 주인이 당장 들어가기엔 힘들 거란다.”
그녀는 힘없이 문에 몸을 기댔다. 그것이 퍽이나 가련하고 우아하여, 카센은 저가 조금 수고롭기로 마음먹었다. 카센은 손을 뻗어 그녀의 목 뒤와 다리를 모아 받친 채 안아 올렸다. 얼마 힘을 주지 않아도 딸려 올라온다. 여성이란 이렇게 가벼운가? 카센은 작은 협차쯤이나 될 법한 무게에 혀를 내둘렀다. 그녀는 어지간히 힘들었는지 얌전히 카센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눈을 감고 있었다.
미지근한 바람이 분다. 매미가 시끄럽게 우짖는다. 품 안의 온기는 열기가 되어 몸을 덥힌다. 식물 외 생명의 기척이라니. 카센이 빙긋 웃으며 뻣뻣하게 굳은 몸을 재차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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