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03.08
+) 키워드:오메가버스, TS미카즈키, 현대AU, 백합
+) 도검온 책자는 무슨:D!(게을킹) 반년만이네요 얏호 이거 올리고 자러 갈 거야 :3[ ]
+) 이마츠루 오빠 넘나 좋은 것: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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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죠 가는 유명했다. 조용히 쌓아온 부(富)뿐만이 아니었다. 외모가 출중하며, 재능 또한 각 분야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명한 부분은 다른 것이 아닌 우수한 혈통, 즉 그들 모두가 우성 알파로 이루어진 군집이었다. 그 탓인가, 산죠 가의 인원은 어딘가 인간적인 부분과 거리가 먼 분위기를 풍겼다.
이마노츠루기는 잠든 여동생의 얼굴을 가만히 응시했다. 흐트러짐 없이 아름다운 얼굴이다. 그녀는 아름다운 산죠 가의 일원 중에서도 가장 빼어났다. 그를 제외하더라도 아끼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동생이다.
"이 작은 머리로 얼마나 고민했을까."
산죠 미카즈키는 오메가, 그것도 천만에 한 번 꼴로 나타난다는 우성이었다. 현대에 우성 오메가들이 당하는 취급이란 빤하다. 산죠 가는 가문의 막내가 그런 꼴을 당하지 않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막았다. 혹 험한 일을 당할까 형제들은 늘 억제제를 구비했고, 미카즈키를 심하다 싶을 정도로 가까이 했다. 다행히 미카즈키를 제외한 형제는 알파, 그것도 우성 알파였다. 우성이라고는 하지만 억제제를 먹어 억눌린 오메가의 체취가, 하나도 아닌 네 형제의 체취에 묻히는 것쯤이야 매우 쉬운 일이었다.
세간에 미카즈키는 알파, 못해도 베타로 인식되어 있을 터였다. 그런 그녀가 아이를 가졌다면, 분명 상대는 외모에 홀린 남성일 가능성이 크리라. 그리고, 만의 하나의 가능성을 짚자면….
"내부자가 범인일 지도 모르겠네요."
산죠 미카즈키가 우성 오메가라는 사실을 안다면 여성 알파 또한 범위에 포함되어야 한다. 여성 알파가, 그것도 우성 오메가인 미카즈키를 임신시킬 수 있으려면 우성에 가깝거나 우성이어야만 한다. 그것만으로도 범위는 충분히 좁혀진다.
이마노츠루기는 미카즈키의 머리카락을 정돈해주었다. 예쁜 우리 막내. 머리카락이 눌린 뺨에 입을 맞추며, 그가 웃었다.
"오빠가, 우리가 다 해줄게요. 우리 막내, 오빠만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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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죠 츠루마루는 기지개를 쭈욱 폈다. 학교는 영 따분하다. 즐거운 일도 드물다. 위험을 감수하기엔 주변이 시끄러워 늘 시도할 수 없다. 최근 들어 그녀의 아름다운 사촌, 미카즈키가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것도 한몫했다.
"병문안이라도 가 볼까."
츠루마루는 멍하니 미카즈키를 떠올렸다. 단정한 얼굴에서 풍기는 분위기나 선이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산죠 무네치카. 같은 여성이 보아도 반할 법한, 반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있다. 그녀의 형제들이 강력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생겼어도 이미 생겼을 테다. 츠루마루는 샤프 끝을 이로 자근자근 씹었다.
일족 중에도 내부 소수만 아는 정보.
미카즈키 무네치카가 우성 오메가라는 점.
산죠 가와 고죠 가가 혈연이기는 하나 은밀한 정보를 공유할 정도로 가깝지도 않았다. 츠루마루가 저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굉장한 우연이었다. 또래 여아가 없던 탓에 츠루마루는 제 유일한 여자 혈육을 따랐다. 그녀 또한 드문 여아를 제법 챙겼다. 그날도 같았다. 인형 놀이를 하고, 간식을 먹고, 나란히 누워 낮잠을 잤다. 덥지 않게 에어컨을 켠 채 얇은 이불을 덮었다. 하얀 병아리가 그려진 이불이었다. 분명히 선선한 공기가 어느 순간 더워졌다. 더위에 약한 츠루마루는 벌떡 일어났다.
“미카즈키, 정신 차리렴. 미카즈키!”
“아아, 미카즈키!”
“담당은 아직이냐!”
조용했던 놀이방은 어수선했다. 옆에 누워있던 미카즈키가 없었다. 츠루마루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미카즈키의 형제이자 그녀의 사촌인 산죠의 네 형제가 뭉쳐있었다. 그들은 어째서인지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츠루마루가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형제는 무언가, 마치 미쳐 날뛰려는 동물을 제압하는 것만 같았다. 츠루마루는 곧 흥미를 잃었다. 미카즈키는 화장실에 간 걸까. 그 때였다.
“?”
츠루마루는 단 것을 썩 좋아하지 않았다. 어린아이 입맛치고는 그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렬하게 풍기는 달콤한 향에 정신이 몽롱해졌다. 입에 군침이 고일 정도로 달았다. 무슨 향이지? 푹 익은 과일처럼 끈적거리면서도 입 바람에 훅 날아갈 것처럼 가벼웠다. 향이 나는 방향은 멀리 있지 않았다. 산죠 가의 형제가 둘러싸고 있는, 억누르는 그것. 츠루마루는 호기심이 일었다. 그들은 무언가 억누르느라 츠루마루가 깨어있다는 건 눈치 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제길, 이건….”
코기츠네마루가 창백한 얼굴로 무언가 중얼거렸다. 그가 소매로 얼굴을 훔치느라 벌어진 틈. 츠루마루는 보았다.
그녀는 흰 피부가 빨갛게 달아올라 열과 진득한 향을 뿜어내고 있었다. 작은 입에는 천뭉치가 가득 물려 있었다. 머리카락에 가려진 얼굴까지는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단정하고 인형처럼 어여쁘게 웃던 미카즈키가 아니었다. 츠루마루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무의식적으로 깨달았다. 이것은 비밀이다. 알려지면 안 될. 하지만 나는 알지. 미묘한 우월감이 츠루마루를 감쌌다. 츠루마루가 하얀 병아리가 그려진 이불을 꼭 쥐었다. 손바닥이 땀으로 미끌거렸지만 상관없었다.
문 밖으로 기척이 들렸다. 츠루마루는 잽싸게 누워 자는 척을 했다. 반쯤 본능에 가까웠다. 이 사실을 들키면 더는 미카즈키와 만날 수 없을 것만 같았기 때문에.
“옳은 판단이었지….”
그랬다. 츠루마루가 자는 척하다 정말 잠들어버린 후, 한밤중에 문득 눈을 떴을 때 놀이방은 조용했다. 꿈이라고 착각할 정도였다. 놀이방은 여전히 선선했고, 옆을 보니 미카즈키도 곤히 잠들어 있었다. 작은 입에 천을 가득 물고 몸을 비틀던 미카즈키는 없었다. 산죠의 형제도 보이지 않았다. 방은 흐트러진 부분조차 없었다. 하지만 츠루마루는 알았다. 미카즈키의 머리장식이 없어졌고, 입고 있는 옷도 달랐다. 츠루마루의 노란 눈이 매처럼 번들거렸다. 츠루마루는 조용히 미카즈키의 귀밑에 얼굴을 가져다 대었다.
킁.
군침이 도는 냄새는, 역시 미카즈키의 것이었다. 당시엔 그것이 무얼 뜻했는지 몰랐지만, 츠루마루는 호기심이 아주 강한 아이였다. 우성 오메가의 각성 페로몬을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맞은 탓일까. 고죠 츠루마루는 그로부터 한 달 후, 알파로 각성했다. 반강제로 이루어진 1차 성징은 매우 고통스러웠으나 츠루마루는 차라리 그 고통을 한 번 더 겪길 바랐다.
알파로 각성한 츠루마루는 더 이상, 미카즈키와 놀 수 없었으니까.
지금이야 학원에 들어와 같은 학교에 다니니 얼굴이라도 보는 것인데. 츠루마루는 입매를 삐죽였다. 어미를 질질 끄는 영어 선생의 발음이 늘어진 테이프 같았다. 지루하고 재미없다. 츠루마루는 창밖으로 멍하니 하늘을 보았다.
역시, 병문안이라도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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