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으하하하 지각 스미마셍..........
+) 따로 지정된 도검은 없지만 미카>사니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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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0
검사니 전력 : 수리
전투는 시작하였으면 끝내야한다. 흐지부지 끝난 전투는 승리도, 명예도 아님이다. 승전보를 성대하게 울리며 귀환한다.
대부분 승리를 환호하는 쪽이었던 도검남사들은 간혹 만신창이가 되어 귀환할 때면 수리실이 아닌 사실에 박혀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그들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고, 처음에는 그리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상처투성이 도검들이 늘며, 어설프게 감은 붕대조차 수일이 지나 피와 진물에 젖은 것임을 안 그녀의 얼굴이 흉신악살처럼 일그러졌다.
그녀는 분명 귀찮은 일을 기피하는 성향이 강했다. 그러나 제 안락한 생활의 원인인 도검들을 나 몰라라 내팽개칠 정도로 책임감 없는 이도 아니었다. 일단 한 번 신경 쓰기 시작하면 확실히 끝을 보아야 한다. 때문에 그녀는 도검들을 혼마루에 불러 모았다.
“…부른 애들, 다 모였어?”
“일단은, 그렇습니다. 주군.”
하세베가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혼마루에 무릎을 꿇고 앉은 도검들을 훑어보았다. 그녀가 부른다니 일단 옷은 갈아입고 온 모양이라 다들 반듯하기 그지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겉에 속을 정도로 바보가 아니었다. 일례로, 미다레가 뺨에 난 상처를 부러 계속 문지르고 있었다. 이마노츠루기는 평소와 달리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고코타이는 울었는지 눈가가 붉었다. 단도뿐만이 아니다. 야만바기리는 몸을 덮은 천을 계속 여미며 고개를 숙였다. 도검들의 꼬라지를 본 그녀의 심기가 한층 더 불편해졌다.
“내가 왜 불러 모았는지 아는 사람. 아니, 검. 아니, 아는 새끼.”
그녀는 사람이 아닌 그들을 상기하며 말을 바꾸었다. 종막에는 괘씸죄로 험한 말이 튀어나왔다. 하세베는 서슬 퍼런 그녀의 목소리에 이리저리 시선만 옮겼다. 온화하지는 않아도 검들을 막 대하는 이는 아니었다. 게다가 평소의 그녀라면 도검남사들을 불러 모을 일도 없었다. 분명 짐작 가는 바는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조심스레 서로 눈짓할 뿐, 그녀와 시선을 마주치려 들지 않았다.
“—하.”
그녀의 미간이 분노로 꿈틀거렸다. 괘씸죄 추가다. 그녀가 기모노 소매에서 작은 나무패들을 꺼내어 바닥에 내던졌다. 도움패였다. 도검들은 살기등등한 그녀의 행동에 몸을 움츠렸다. 이유 모르게 식은땀이 났다.
“골라.”
그녀가 짤막하게 말했다. 도검들은 의아한 얼굴로 그녀를 올려보았다. 그녀는 가타부타 말없이, 특유의 초점 흐린 눈으로 읊조렸다.
“치료 받을래?”
도검들의 시선이 다시 다다미 바닥으로 푸욱 꺼지던 찰나, 그녀의 살기등등한 말이 이어졌다.
“다 박살나볼래.”
거짓 따위 한 톨 담기지 않은 말에 도검남사들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특히 가장 앞에 앉아있던 하세베는 거의 울상으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표정 변화 하나 없었다.
“너희들이 무슨 생각인지는 내가 알 필요는 없어. 그런데 난 내가 할 일은 해야겠거든. 내 말을 듣지 않는 애들을 내가 왜 데리고 있어야 하는데? 미안하지만 난 그렇게까지 성격이 좋지 못해.”
느릿느릿한 목소리는 떨림 하나 없었다. 상대적으로 어린 단검들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내가 못 할 거 같으니?”
그녀가 차게 웃었다. 도검들은 설마 하는 마음으로 그녀가 소매 자락에서 꺼낸 단도를 보았다. 저번 원정 때 겨우 찾아온 것이었다. 그녀는 웃음을 거두고, 언제 꺼낸 것인지 모를 망치로 단도를 내리쳤다. 그것은 허무할 정도로 쉬이 산산조각 났고, 조각난 단도의 증표를 알아본 몇 아이들은 거의 기절할 것처럼 휘청였다. 그녀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란 듯, 조각난 검을 다다미 바닥에 내던지곤 고개를 기울여 웃었다.
“자, 어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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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요법은 성공했다. 워낙 거짓말을 못 하고 살아온 성정이었으나 무사히 끝냈다. 그녀는 침실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문을 닫고, 후들거리는 다리를 지탱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제 손으로 깬 단도는 도검남사가 아니었다. 다만 그들에게 충격을 주기 위한, 비슷하게 생긴 단순한 위작이었다. 위작이라곤 하나 실제 검이었다. 제 손에 그리 쉬이 부서질 줄은 몰랐다. 그녀의 손이 달달 떨렸다. 울컥 치솟는 감정을 꾹꾹 눌러 삼키며, 그녀는 이불 위로 엉금엉금 기었다. 정신이 무척이나 피곤했다. 그녀는 이불 위로 도착하자마자 온몸의 힘을 풀고 쓰러졌다. 코끝으로 열기 오른 숨결이 오갔다. 오늘의 스트레스로 분명 몸이 아플 것이다. 가끔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고열이 훅 오르곤 했다. 부디 새벽 안으로 안정되길 바라며 그녀는 눈을 감았다.
>
미닫이문이 조용히 열렸다 닫혔다. 이불도 제대로 덮지 않고 널브러진 그녀를 보며, 그는 낮게 혀를 찼다.
“쯔쯔, 이런 아가의 마음을 그네들은 알런지.”
미카즈키 무네치카는 소리 없이 그녀의 곁에 다가갔다. 숨소리가 고르지 않았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에 열꽃을 올라있다. 그것은 어둠 속에서도 알 정도로 선연했다.
“그러게 왜 그리 무리를 했누. 애꿎은 검까지 깨어가면서.”
미카즈키가 새 이불을 꺼내어 나란히 펼쳤다. 뜨끈한 그녀의 몸을 안아들고, 땀에 젖은 이불에서 새 이불 위로 그녀를 뉘었다. 이불을 두텁게 덮고, 그녀의 이마에 장갑 벗은 손을 올렸다. 어린 동물처럼 끙끙 앓는 그녀의 눈가로 땀 섞인 눈물이 한 줄기 흘렀다.
“아가, 너무 속을 누르지 말거라.”
내 언제고 이 혼마루에 앉아 다치지 않고 있을 테니, 그렇게 아파하지 말고 울지도 마렴.
나만은 널 아프게 하지 않을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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